30달러 도달한 국제유가..."감산 효과vs수요 부진 지속"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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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던 국제유가가 30달러선에서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감산 효과에 기인한 수요 정상화로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산유국의 생산 재개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6센트(0.2%) 내린 33.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30달러대를 회복한 이후 일주일 동안 좁은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4월 이후 극심한 급등락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수요 부족 우려에 연일 조정을 거듭하던 유가는 지난달 20일 5월 인도분 WTI 가격이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원유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오히려 돈을 주고 물건을 넘기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시장에 일대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국제유가는 뚜렷한 반등을 시도했다. 지난 4일 WTI 기준 배럴당 20달러선을 회복한 데 이어 18일에는 배럴당 30달러선마저 돌파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35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일단 정상화에 성공한 양상이다.
유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유가 급락에 따른 괴리율 확대, 롤오버 비용 문제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일부 상품들과 달리 주요 에너지 기업을 편입한 ETF는 최근 한 달 간 견조한 성과를 보인 것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미국 에너지 섹터 ETF(XLE·VDE), E&P(Exploration & Production) 기업에 투자하는 ETF(XOP)는 모두 지난 달 20일 이후 두자릿수가 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 에너지 섹터를 추종하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와 E&P 기업에 투자하는 ETF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의 경우 3월말 저점 대비 6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반등의 모멘텀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재고 증가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효과로는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공급 측면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행 시작과 산유국들의 자연 감산으로 과잉 우려가 다소 줄어들었다"며 "OPEC 사무총장이 글로벌 글로벌 원유공급량 추가 감소를 언급하는 등 수요와 공급의 리밸런싱이 재개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나면서 수요 측면에서 분위기 전환이 감지되고 있는 것 역시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분기 및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기존 대비 상향조정한 바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말부터 나타난 석유시장 '바닥 탈출' 신호가 최근까지 유가 회복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 속 석유 수요 정상화 기대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예상 밖 원유 재고 감소까지 겹치며 시장 공포를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유가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회복세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움직임에 있어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진단능력 부재, 현지 당국의 미온적 대처, 무증상자에 따른 추가 확산, 외부 유입에 따른 재발 가능성 등이 추가 수요 회복 속도를 예상보다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의미한 추가 상승보다는 연말 기준 배럴당 40달러대를 목표로 완만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석유 공급과 수요 간 차이를 반영하는 재고가 유가의 최대 변수라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 시도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산유국 주도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전까지는 완만한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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