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부터 커피까지 상품 시장 바이러스에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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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상품시장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구리값이 최근 2주 사이에만 13% 급락했고, 커피 선물 역시 수직 하락했다. 중국 경제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거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가 일제히 된서리를 맞았다. 바이러스의 확산 규모와 피해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제조업계의 생사라인 가동 중단이 상당 기간 상품시장을 압박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이 14거래일 연속 하락, 총 13% 급락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도 구리 선물은 2월 들어서만 15% 폭락하며 5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실물경기 향방을 가늠하는 데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는 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타결에 따라 생겨났던 이른바 '그린 슛'에 대한 기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충격에 꺾였다"며 "중국이 합의 내용대로 수입을 이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성장 회복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커피 시장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연초 이후 커피 선물은 20% 이상 폭락하며 파운드 당 1달러 내외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다.
커피값이 올들어 17% 가량 하락한 국제 유가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중국의 커피 수입 물량은 지난 10년 사이 세 배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스타벅스가 총 4300여개 매장 가운데 절반 이상의 영업점을 폐쇄했고, 중국판 스타벅스로 통하는 루킨 커피 역시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이 커피 하락 베팅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 라보뱅크에 따르면 전세계 커피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바이러스 충격이 중국에서 아시아 주요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기대에 최근 반등했지만 충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휘발유와 천연가스, 원유 등 중국 에너지 업계의 수입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수출업자들이 중국 거래를 꺼리고 있어 가격 하락 압박이 불가피하다.
아시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지난해 말 이후 30% 이상 폭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인도에서는 피마자 오일 가격이 최근 10일 사이 8% 급락하며 1kg 당 82루피(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수출이 바이러스 확산에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결과다. 인도는 세계 최대 피마자 오일 생산국으로, 매년 50만~60만톤을 수출하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 시장에 판매된다.
예외도 없지 않다. 주요 원자재가 일제히 가파른 하락을 연출하는 가운데 중국 달걀 선물이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중국 대련상품거래소에서 달걀 선물은 연초 500kg 당500위안에서 최근 900위안까지 치솟았다.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지 위한 정부의 대응에 달걀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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