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원유 수요 타격 예상보다 크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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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중국에서 전세계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원유 시장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 봉쇄와 이동 제한에 장단거리 여행이 대폭 줄어들면서 전세계 원유 수요가 내년까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달러화 약세에 모멘텀을 보이는 국제 유가가 꺾일 가능성을 예고하는 소식이어서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불과 몇 달 만에 전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또 한 차례 낮춰 잡았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에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서 경제 활동 재개가 지연, 원유 수요에 예상보다 커다란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EA는 2020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9110만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예상치보다 14만배럴 하향 조정된 수치다.
내년 전망도 흐리다. IEA는 2021년 원유 수요를 하루 9710만배럴로 전망, 종전 예상치에서 24만배럴 낮춰 잡았다.
특히 항공업계의 수요 감소가 전반적인 수치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조업을 포함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도 원유 수요를 압박한다는 분석이다.
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수 개월간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세계 상당수의 국가에서 회복이 정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미 지역과 유럽 주민들의 이동이 역사적인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고,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이뤄지는 남미와 인도 등 신흥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지 않고 있어 원유 수요 위축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IEA는 경고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6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고, 사망자 수도 74만942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여전히 올해 가을 2차 팬데믹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어 이미 침체에 빠진 지구촌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지난 4월20일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사태를 빚은 국제 유가는 최근까지 탄탄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45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원유 수요 감소와 산유국들의 공급 현황이 앞으로 유가 향방을 흐리게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6월을 끝으로 이른바 자발적 감산을 종료했다.
CNBC에 따르면 UAE가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목표치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쏟아내고 있고, 셰일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의 산유량도 회복되는 추세다.
지난 2분기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순이익이 73% 급감, 65억7000만달러로 위축된 가운데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의 수익성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영국 BP가 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에 나섰고, 아람코가 자본 지출 축소 계획을 밝히는 등 석유 업체들이 일제히 긴축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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