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1년만에 재발…돼지 2500마리 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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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년만에 양돈농장에서 발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발생 농장 인근에서 사육 중인 돼지 2500마리를 살처분하고, 해당 지역에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강원 철원 소재 도축장에서 돼지를 관찰하던 중 강원 화천의 양돈농장에서 출하한 어미돼지 3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해당 어미돼지의 시료를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
해당 화천군 양돈농장은 돼지 94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장은 야생멧돼지 양성개체 발생지점으로부터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그동안 돼지·분뇨·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농장초소를 운영하는 등 집중 관리를 해오고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발병으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돼지 전부와 인근 10㎞ 내 양돈농장 2곳의 사육 돼지 1525마리 등 2500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의 돼지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출입 차량 등 축산시설 등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되면 폐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사람에겐 전염되지 않지만 백신이 없고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된 돼지 및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9월 경기 김포의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지난해 10월까지 14곳의 양돈농장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해 15만4548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후에는 야생 멧돼지에서만 검출되다가 1년만에 양돈농장에서 재발한 것이다.
지난달부터 추진하던 작년 피해농가의 돼지 재입식 절차도 잠정 중단된다. 지난달 정부는 11개월간 양돈농장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재입식을 허용했지만 양돈농가에서 돼지열병이 재발함에 따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중수본부장(농식품부 장관)은 "양돈농장과 축산관련 시설은 내외부 소독과 생석회 벨트 구축을 꼼꼼히 실시하고, 손씻기·장화갈아신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돼지열병이 의심될 경우 신속하게 검역본부와 지자체 등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1년만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성도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돼지열병이 잇따라 발생한 9~10월 돼지고기 가격은 이동제한 조치로 크게 올랐다가 돼지열병에 대한 불안감 등의 요인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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